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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이정후, ERA 5위 크로포드 상대 안타+장타성 타구 생산...강투수 대처력이 증가한다

강한 투수 상대 안타가 쌓여 간다.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얘기다.이정후는 지난 2일(한국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MLB)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원정 경기에 1번 타자·중견수로 선발 출전, 4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1회 초 첫 타석부터 상대 선발 투수의 몸쪽(좌자타 기준) 컷 패스트볼(커터)를 공략해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를 쳤다. 이정후는 5회 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선 99.4마일(160.0㎞/h) 총알 타구를 생산했다. 타구가 우익수 정면으로 향하며 아웃됐지만, 타구의 질이 매우 좋았다. 다른 구장에선 담장을 넘어갈 수도 있는 비거리(109.7m)가 나왔다. 이정후는 1일 보스턴전 9회 타석에서도 26개 구장에선 홈런이 되는 타구를 날린 바 있다. 펜웨이 파크 우측 담장까지 비거리가 상대적으로 길었다. 구장에 홈런을 빼앗겼다. 점차 나아지는 게 보인다. 타구 속도, 발사각(22도) 모두 배럴(Barrel)에 가까웠다. 배럴은 세이버메트리션 톰 탱고가 만들어 낸 지표 중 하나로 발사각 26~30도와 타구 속도 시속 98마일(157.7㎞/h) 이상인 타구를 말한다. 이날 이정후가 홈런성 타구를 만든 보스턴 선발 투수 커터 크로포드는 현재 폼이 매우 좋은 투수다. 2021시즌 데뷔한 크로포드는 2022시즌 대체 선발로 12경기, 2023시즌은 6월 이후 꾸준히 로테이션을 소화하며 보스턴 선발진에 안착했다. 디셉션(투구 시 숨기는 동작)을 허리나 허벅지가 아닌 얼굴과 목을 활용하는 독특한 메커니즘으로 공을 던진다. 160㎞/h를 육박하는 구위를 갖춘 건 아니지만, 스위퍼와 커터, 너클커브까지 두루 구사하는 투수다. 크로포드의 초반 페이스는 정상급이다. 등판한 7경기에서 2승 1패, 평균자책점 1.56을 기록했다. 3점 이상 내준 등판이 한 번뿐일 만큼 꾸준했다. 2일 기준으로 MLB 평균자책점 부문 5위에 올라 있다. 이정후는 현재 페이스가 가장 좋은 투수 중 한 명으로부터 가볍게 안타를 때려냈다. 경기 수가 늘어날수록 정상급 투수들과의 대결도 많아진다. 일단 같은 지구(내셔널리그 서부)에 이름값 높은 투수들이 많다. 이정후는 지난달 21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서 상대 에이스 잭 갤런을 상대로 데뷔 2번째 홈런을 쳤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1·2선발급 투수 조 머스그로브와 다르빗슈 유, LA 다저스 좌완 강속구 투수 제임스 팩스턴, 다저스 마무리 투수 에반 필립스를 상대로도 안타를 쳤다. 탬파베이 레이스 라이언 페피엇, 피츠버그 파이리츠 퀸 프리스터는 MLB 대표 유망주 투수. 이들과의 대결에서도 각각 안타 1개를 쳤다. 이정후는 강한 타구 생산이 돋보인다. 발사각은 조금 더 높아져야 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득점권 타율도 더 끌어올려야 한다는 시선이 있다. 최근에는 잘 맞은 타구가 잡히며 운이 따르지 않았다. 그래도 낯선 투수, KBO리그 시절과는 차원이 다를 만큼 강한 공을 던지는 투수들을 상대로 잘 이겨내고 있다. 이정후는 빅리그에 데뷔한지 이제 막 한 달 넘은 선수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5.03 00:10
프로야구

롯데는 최하위지만...캡틴 전준우·복덩이 레이예스, 팀 성적에 가린 꾸준함 [IS 포커스]

최하위(10위) 팀 성적에 가려 주목받지 못하는 타자들이 있다. 롯데 자이언츠 캡틴 전준우(38)와 외국인 타자 빅터 레이예스(29) 얘기다. 롯데는 1일까지 치른 31경기에서 8승 1무 22패를 기록하며 10개 구단 중 가장 낮은 순위에 자리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홈(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주중 3연전 1차전에선 7연패로 흔들리던 키움 히어로즈에 7-9로 패하며 연패 탈출 제물이 됐다. 이튿날(1일) 2차전도 3-6으로 석패했다. 전임 단장 체제에서 170억원을 투자해 영입한 FA 트리오, 유강남(포수) 노진혁(내야수) 한현희(투수) 모두 1번 이상 2군 엔트리에서 제외될 만큼 부진했다. 지난 시즌(2023) 주전으로 올라서며 거인 군단의 미래로 기대받은 윤동희와 김민석도 기대만큼 좋은 출발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애런 윌커슨과 찰리 반즈, 두 외국인 투수들은 원투펀치에 어울리는 위력을 드러내지 못했다. 예상과 구상이 실제와 가장 달랐던 건 불펜진이다. 마무리 투수 김원중이 SSG 랜더스와의 개막 2연전 2차전부터 끝내기 홈런을 맞고 흔들렸다. 프랜차이즈 최다 홀드를 기록한 셋업맨 구승민은 2번이나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비록 수렁에 빠져 있지만, 제 몫을 잘 하고 있는 선수도 있다. 4번 타자로 나서는 전준우는 30대 후반 나이가 무색할 만큼 힘 있는 타격을 보여주고 있다. 1일 기준으로 타율 0.310(126타수 39안타) 3홈런 15타점을 기록했다.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도 준수한 타율(0.296)을 기록하며 공격 연결 고리 역할을 했다. 레이예스는 그토록 외국인 타자 복이 없었던 롯데에 단비 같은 선수다. 출전한 31경기에서 타율 0.350(123타수 43안타) 4홈런 20타점을 기록했다. 칭찬에 인색한 김태형 롯데 감독도 "현재 가장 믿을 수 있는 타자다. 수비도 생각보다 잘 해주고 있고, 누상에서 뛰는 것도 괜찮다"라며 평가한 바 있다. 롯데는 부흥기였던 2008~2010시즌 뛰었던 카림 가르시아가 떠난 뒤 외국인 복이 없었다. 2015시즌 타율 0.314, 28홈런-24도루를 기록하며 좋은 성적을 남긴 짐 아두치는 이듬해 금지 약물 복용으로 퇴출됐다. 이후 앤디 번즈, 딕슨 마차도, D.J 피터스, 잭 렉스, 니코 구드럼이 롯데를 거쳐갔지만, 구단 역사에 남을 만한 선수는 없었다. 레이예스의 기량과 경기 영향력을 평가하긴 아직 이르다. 하지만 메이저리그(MLB) 이력만 믿고, 적응을 위해 노력을 하지 않은 다른 타자들과 다르다. 기본적인 타격 능력이 좋고, 한국 야구를 존중한다. 많은 외국인 선수를 겪어본 김태형 감독도 선수의 프로의식을 칭찬한 바 있다. 롯데는 3번으로 나서는 레이예스, 4번 전준우의 타격 사이클이 아직 꺾이지 않고 있다. 두 선수에게 고비가 오기 전에 앞 타순에선 기회를 만들고, 후속 타자들은 득점을 만드는 적시타를 만들어야 한다. 그나마 최근엔 손호영이 유격수를 맡으며 중심 타자 역할까지 잘 해주고 있다. 다른 선수들도 분전이 절실하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5.02 15:56
프로야구

[김종문 진심합심] 높은 스트라이크와 ABS와 시대정신

2020 도쿄 올림픽이 열리던 2021년 8월 5일, 한국 야구대표팀은 미국과 패자 준결승을 치릅니다. 0-1로 뒤진 4회 초 2사 1루 박건우(현 NC 다이노스) 선수가 타석에 있습니다. 볼카운트 3볼-2스트라이크에서 삼진을 당합니다. 볼로 판단하고 1루 쪽으로 움직이던 그는 심판의 콜 이후 껑충 뛰며 당혹스러운 감정을 드러냅니다. 마지막 공은 높은 직구였습니다.3년이 지났습니다. 4월 26일 창원 NC-롯데 자이언츠전에서 박 선수는 1회 상대 투수 찰리 반즈의 공에 삼진을 당합니다. 올림픽 당시 그 공과 거의 흡사한 코스로, 이번엔 자동 볼 판정 시스템(ABS)이 스트라이크를 판정했습니다. 박 선수는 손으로 높다는 제스처를 하며 물러납니다.박 선수의 두 차례 삼진 장면을 꺼낸 건 그의 실력이나 태도를 탓하려는 의도가 아닙니다. 박 선수는 현재 한국 프로야구 현역 통산 타율 1위(27일 기준 0.327)입니다. 이 정도 레벨의 선수는 확실한 자기만의 스트라이크존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 그도 곤란을 겪은 2개의 하이 존(high zone) 스트라이크를 어떻게 봐야 할까요.올림픽 때는 심판의 특성(또는 오심) 국가별 야구 특성(또는 수준차)에 삼진 이유와 해석을 붙일 수 있었습니다. 사실 야구는 로컬 스포츠였습니다. 일례로 '아시아 홈런 신기록' 같은 표현을 할 때 각 리그의 경기 수와 특성이 다른데 같이 비교할 수 있냐는 주장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야구라는 스포츠가 글로벌 시장을 향해 성장하고, 축구 같은 다른 종목과 비교되면서 국제 경쟁력을 갖췄느냐는 생존의 문제가 됐습니다. 올림픽이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같은 국제 대회에 대한 비즈니스 차원의 수요는 더 늘 것입니다. 국제적인 흐름과 기준을 우리 야구도 따를 수밖에 없고, 높은 존 스트라이크와 컴퓨터 판정 역시 세계화 추세라고 하면 과언일까요. ABS에 의해 존재하지 않던 존이 새로 생긴 것이 아니라 변화에 맞추는 과정으로 보는 게 타당합니다.더구나 우리 야구는 국제대회 이후 "높은 스트라이크를 포함해 존을 국제기준에 맞춰야 한다. 우리나라 존은 너무 좁다"라며 매번 자성의 목소리를 내지 않았던가요. 뒤이어 리그 사무국은 "존을 확대한다"는 발표를 하지만 시즌 초 잠시 넓어졌다가 순위 경쟁이 본격화 되면 예전으로 돌아가길 반복했습니다. 그것도 심판마다 달랐습니다. 경력이 짧은 심판일수록 스트라이크존이 '바늘구멍'이라는 볼멘소리가 현장에서 나왔습니다. 과연 공정하고 일관된 것이었나요.기술적으로도 높은 스트라이크는 미국서 유행한 '발사각 혁명'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수년 전부터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이미 주목을 받아 왔습니다. 땅볼 유도 구종으로 한때 각광받던 투심(two seamer)이 홈런에 취약하다는 분석에 따라 투수들은 포심(four seamer)으로 하이 패스트볼을 던집니다. 타자 배트의 어퍼 스윙(upper swing) 궤적을 피하려는 전략입니다. 따라서 높은 스트라이크를 잘 던지고, 잘 받아치는 것은 최신 야구의 일부입니다.무엇보다 야구를 보고 즐기고 돈을 내는 고객들의 진심은, 시대정신은 '공정함'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습니다. 사람 심판의 차이(또는 실수)를 인간적이라고 이해하던 시대가 저물고, 정밀하게 판정하는 컴퓨터 심판의 시대로 가는 것을 단지 "복잡한 기술" 중심으로 치부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저 역시 프런트로 일할 때 심판을 이해하려 했으면서 의심도 했습니다. 특정 심판이 주심을 맡은 특정 팀 경기에서 네 차례 연속으로 졌을 땐 더욱 그랬습니다. 모 심판이 경기 후 "(일부 콜을) 놓쳤다"라며 사과인지 변명인지 모를 말을 꺼냈을 땐 어이가 없었습니다. 왜 그는 실수가 잦았을까요.하이 존 스트라이크와 ABS는 그 자체가 룰이지만 사람(심판과 선수)의 인지적 한계를 넘어서게 해주는 수단이기도 합니다. 사람에 대한 오해와 불신을 거둘 기회이기도 합니다. 심판위원 대다수는 "우리도 스트레스를 덜었다"라고 말합니다. ABS에 대해 이런저런 이슈가 제기되지만 저는 그것이 일각의 주장처럼 진짜 논란인지는 의문입니다. 수정과 개선 가능한 문제로 리그 구성원들이 분별 있게 판단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누구에겐 좀 더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겠죠. 이해합니다. 그러나 모호함이 명확함으로 대체됐고, 그 시간은 줄어들 겁니다.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 김종문 coachjmoon 지메일 김종문은 중앙일보 기자 출신으로, 2011~2021년 NC 다이노스 야구단 프런트로 활동했다. 2018년 말 '꼴찌'팀 단장을 맡아 2년 뒤 창단 첫 우승팀으로 이끌었다. 현재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KPC)다. 2024.04.29 07:32
메이저리그

[SMSA] 쿠어스필드의 전설을 만든 선글라스와 에너지 드링크

메이저리그(MLB) 시절 '쿠어스필드 완봉승'이라는 전설을 썼던 김선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이 '2024 IS 스포츠 마케팅 써밋 아카데미(SMSA)' 강연자로 나서 자신의 야구 인생을 돌아봤다.김선우 위원은 지난 23일 서울시 중구 순화동 KG타워 20층 라운지에서 열린 SMSA에서 자신의 마이너리그 시절 일화를 전했다. 올해로 2회를 맞이한 SMSA는 스포츠 마케팅 실무 전문가들과 스포츠 스타들이 강연자로 나서 스포츠 산업 발전을 이끄는 마케터들과 소통하는 프로그램이다. 한국인 메이저리거 1세대인 김선우는 소위 말하는 '눈물 젖은 빵'을 먹고 빅리그에 올랐다. 1998년 보스턴 레드삭스에 입단한 그는 마이너리그 생활을 거쳐 2001년 MLB에 데뷔했다. 그 뒤로 몬트리올 엑스포스와 엑스포스가 연고지를 옮긴 워싱턴 내셔널스, 콜로라도 로키스, 신시내티 레즈 등으로 이적해 빅리그 커리어를 이어가면서 마이너리그도 오갔다.김선우는 마이너리그 생활을 '빵' 대신 당시 유행했던 선글라스와 에너지 드링크로 설명했다. 그는 "당시 메이저리거들이 협찬받아서 쓴 선글라스를 정말 갖고 싶었다. 직접 사기엔 형편이 넉넉하지 않았고, MLB에 올라가 협찬받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선글라스를 MLB 승격의 동기로 삼고 더 열심히 했다는 에피소드였다. MLB에서 본 에너지 드링크도 김선우에겐 신선한 충격이었다. 그는 "지금 한국에서 유명한 에너지 드링크이지만 당시엔 MLB에 가서야 처음 봤다. 마이너리그에서 못 봤던 음료수가 MLB 아이스박스에 꽉꽉 채워져 있는 게 놀라웠다"라고 회상했다. 또 다른 에너지 드링크를 소개한 그는 "물에 가루를 타 먹는 음료수였는데, 마이너리그에선 맹물 같았다. 가루를 적게 탔기 때문이다. MLB 에너지 드링크는 마트에서 산 음료수 같은 맛이 나더라. 마이너리그에 강등돼서도 MLB에 다시 올라가고 싶다는 마음을 먹게 했다"라고 전했다. 김선우는 "지금 이 순간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게 30년 후엔 획기적인 일이 된다. 그리고 이를 추억하는 사람이 나오도록 하는 게 마케팅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3월 MLB 서울 시리즈(LA 다저스-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시구했던 박찬호가 데뷔 때 썼던 글러브를 박물관에서 꺼내와 팬들에게 감동을 준 것이 비슷한 사례다. 이처럼 후대에 더 남을 스포츠 마케팅을 했으면 좋겠다"라고 당부했다. MLB 시절 김선우는 '쿠어스필드의 전설'이 됐다. 고지대인 쿠어스필드는 공기 저항이 적어 장타가 많이 나온다. '투수들의 무덤'으로 악명이 높다. 이곳에서 김선우는 2005년 9월 24일 완봉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그는 "내가 MLB에서 굵직한 성적을 내지는 못했지만, 이 기록 덕분에 나를 기억해 주는 사람들이 많더라. 너무 행복한 기억이었다"라며 웃었다.한편, 이날 강연에는 임학훈 레드불코리아 스포츠&컬쳐 매니저가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는 스포츠마케팅'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임 매니저는 레드불의 스포츠 마케팅 사례로 스포츠 스타들의 다양한 도전을 소개했다. 2023년 조종사 루크 체피엘라가 두바이의 랜드마크 버즈 알 아랍 정상의 폭 27m 헬리패드에 항공기를 착륙시킨 도전을 비롯해 패러글라이딩, 산악 바이킹 등을 이용한 각종 챌린지를 소개했다. 임학훈 매니저는 "'날개를 달아줘요'라는 슬로건에 맞게 사람들의 영감을 줄 수 있는 다양한 도전 영상을 만들어 소개하고 있다"라면서 "선수들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우리는 이들이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동시에, 사람들에게 이 도전의 의미를 한 문장으로 설명하고, 사람들이 놀랄 수 있는 영상을 만드는 데 힘쓴다"라고 전했다. 레드불은 2023년 9월 한강 양화대교에서 클리프 다이빙을 진행한 바 있다. 임학훈 매니저는 "앞으로 한국의 랜드마크를 활용한 도전을 진행하려고 한다. 한국인들이 친숙한 곳에서 다양한 영감을 받게 하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윤승재 기자 2024.04.28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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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균 24.3홈런 피렐라 포기한 삼성, 또 다른 'NPB 복덩이'가 왔다 [IS 고척]

박진만 삼성 라이온즈 감독이 외국인 타자 데이비드 맥키넌(30) 활약에 만족감을 나타냈다.박진만 감독은 2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 원정 경기에 앞서 "스카우트할 때부터 어느 정도 잘해줄 거라고 예상은 했는데 이 정도로 해줄지 몰랐다"며 "경기 때도 잘하지만 (경기) 외적으로도 젊은 야수들이 많은데 어드바이스(조언)를 해주고 멘털 쪽으로도 얘기를 많이 해주고 있는 거 같다. 첫 해 외국인 선수가 그렇게 하기 쉽지 않은데 좋은 선수가 들어온 거 같다"고 말했다.맥키넌은 이날 경기 전까지 23경기에 출전, 타율 0.375(88타수 33안타) 3홈런 13타점을 기록했다. 아내 출산 탓에 일주일 가량 전열에서 이탈, 누적 스탯이 좀 부족하지만 출루율(0.466)과 장타율(0.511)을 합한 OPS가 0.977로 수준급. 득점권 타율도 0.375로 높다. 감독이 공격만큼 반색하는 건 맥키넌의 수비이다. 박진만 감독은 "(맥키넌이 버티는) 1루 쪽으로 (타구가) 가면 그냥 편하게 보는 거 같다"며 "홈 더그아웃 위치가 3루인데, 원정을 가도 (더그아웃이) 3루여서 (1루가) 정면이다. 보고 있으면 (타구가) 그쪽으로 가면 안정감이 생긴다. 타격이야 워낙 잘해주고 있는데 수비까지 그렇게 잘해주니까 더할 나위 없는 거 같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삼성은 지난 시즌을 마친 뒤 호세 피렐라와 재계약하지 않았다. 2021시즌부터 3년을 삼성에서 뛴 피렐라는 이 기간 73홈런(연평균 24.3개)을 때려내며 '복덩이' 역할을 했다. 지난해 성적도 타율 0.285 16홈런 80타점으로 준수했다. 팀 분위기 쇄신을 노린 삼성은 새 외국인 타자로 맥키넌을 선택했다. 피렐라와 마찬가지로 일본 프로야구(NPB) 출신 맥키넌은 국내 복수 구단이 영입을 검토한 자원이었다. 빠르게 그와 접촉, 계약을 끌어낸 삼성이 영입 효과를 누리고 있다. 박진만 감독은 'NPB 경험이 도움 된다고 생각하냐'는 취재진 질문에 "일본 투수들이 워낙 좋기 때문에 그걸 경험하고 한국 야구를 접하니까 타석에서의 여유나 이런 부분에서 큰 도움이 되는 거 같다"고 반겼다.고척=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4.26 19:13
프로야구

'겸손의 아이콘' 최정의 당찬 선언 "이제 다음 목표는 500홈런입니다" [IS 인터뷰]

평소 숫기가 없는 편이다. 요란스럽지 않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가장 많은 홈런을 친 타자가 된 뒤에도 마찬가지였다. 오히려 자신의 기록 도전이 누군가 불편해질까, 팀 승리에 악영향을 미치는 건 아닐까 걱정했다. 그런 그가 비로소 웃었다. 최정(37·SSG 랜더스) 얘기다. 최정은 지난 2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원정 경기에 3번 타자·3루수로 선발 출장했다. 소속팀 SSG가 4-7로 지고 있던 5회 초, 그는 새 역사를 썼다. 상대 투수 이인복의 초구 슬라이더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홈런을 쳤다. 이 홈런은 최정의 통산 468번째 홈런. '국민타자' 이승엽을 넘어 KBO리그 통산 홈런 단독 1위로 올라섰다. SSG는 최정의 홈런으로 추격 신호탄을 쐈고, 이후 한유섬이 백투백 홈런을 치며 1점 차로 추격한 뒤 7회 4득점 빅이닝을 만들며 역전했다. 12-7로 승리했다. 역사의 한 획을 그은 최정은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기록에 도전하며 느낀 부담감과 달성을 통해 만끽한 해방감을 전했다. 더불어 다음 단계를 향한 포부도 전했다. 다음은 'KBO리그 넘버원 홈런왕' 최정과의 일문일답. - 역대 통산 홈런 단독 1위로 올라섰다. 소감은."후련하다. 통산 최다 홈런뿐 아니라 19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도 걸려 있었다. 심적 부담이 커지면 경기력이 안 좋아질 것 같아 걱정됐다. 생각보다 빨리 홈런이 나온 것 같다. 나를 어릴 때부터 지도해주신 많은 코치·감독님들께 영광을 돌리고 싶다. 홈런 기록에 관심을 가져주신 모든 분들에게도 감사드린다."- 5회 초 홈런을 친 상황을 돌아본다면."사직구장 담장이 높아서, 맞고 나올 것 같았다. 그래서 타구를 친 뒤 빨리 뛰었다. 지고 있는 상황에서 홈런이 나오면 싫을 것 같았다. 2회 타석 득점을 올릴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뜬금포 같은 상황이었다. 이후 팀이 승리하길 간절히 바랐다."- 표정이 담담했다. "사실 신기록에 2개를 남겨놓았을 때부터 타석에 서면 편안하지 않았다. 붕 떠있는 느낌이었다. 홈런 기념구 표식을 해야 하기 때문에 상대 투수들이 공을 바꿔서 던져야 하는 상황도 미안하고 민망했다. 묘한 마음으로 야구를 했는데, 이제 후련하다."- 17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사구에 부상을 당했다. 이후 어떻게 관리했나."일단 회복에 포커스를 맞췄다. 처음 진단은 골절이었다. (복귀까지) 한 달 넘게 걸릴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타박상 진단으로 확정된 순간, '몸이 괜찮으면 바로 경기를 해야겠다'라고 생각했다. 3~4일 정도 결장이라면 시합을 뛰면서 감을 찾는 게 좋을 것 같았다. - 경기 전 이숭용 감독이 신기록 달성을 예고했다. 타격 훈련 모습을 보고 촉이 왔다며. "어제는 날씨가 추었다. 상대적으로 오늘 스윙이 잘 돌았다. 그렇다고 홈런을 칠 수 것 같진 않았다. 결과적으로 5타수 1안타다." - 자신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너는 운이 좋은 놈이다'라는 말. 사구를 그렇게 많이 맞았는데, 큰 부상이 없었다. 한 시즌 통째로 날리는 시즌도 없었다. 잘못 맞아서 어디가 부러지는 선수도 있다. 이런 능력을 주신 부모님께 감사하다." - 가장 기억에 남는 홈런은."앞서 답한 바 있는데, 2012년 9월 9일 인천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이다. 강윤구(개명 후 강리호) 투수로부터 센터로 나가는 홈런을 쳤는데, 내 타격 메커니즘이 완전히 바뀌게 된 홈런이었다. 데뷔 시즌(2015) 친 유일한 홈런도 기억에 남는다."- 친동생 최항이 상대팀 선수로 대기록을 지켜봤다."가끔 연락은 해도 홈런 얘기를 안 했는데, 경기 뒤 와서 처음으로 '축하한다'라고 하더라."- 국민타자 이승엽의 기록을 넘어섰다. "영광스럽다. 가문의 영광이다. 대단한 기록을 세웠다는 생각이 든다. 야구를 처음 할 때는 이런 기록을 세울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나 자신에게 자랑스럽다."- 이승엽 감독이 '최정이 오래 야구를 해 600홈런을 치길 바란다'라는 메시지를 전한 바 있다."솔직히 600홈런은 못 칠 거 같다. 500홈런은 욕심이 난다. 쉽게 할 수 있다는 건 아니고, '충분히 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든다. 겸손한 척을 하는 게 아니라 원래 성격이 그런 편이다. 마음가짐을 바꿔보려고 한다. 이제는 큰 목표를 갖고 야구를 하고 싶다."- 자신을 보며 성장하는 미래이 거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그 투수들을 이기기 위해 집중하는 게 중요하다. 홈런을 의식하면 투수한테 질 확률이 커진다. 기본기부터 잘 다져야 한다. 프로에 와서 직접 느끼고 적응해야 한다." - 홈런 기념구는."솔직히 간직하고 싶다. 통산 최다 홈런 기록이기도 하지만, 19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 달성 기념구이기도 하다. 내가 구단에 기증하면 구단주님께서도 나에게 뭘 주시지 않을까." - 19시즌 연속 10홈런 달성 소감도 전한다면."사실 내가 유일하게 욕심내는 기록이 연속 시즌 두 자릿수 홈런이다. 꾸준한 기량을 보여주는 게 가장 큰 목표다. 내 기록을 내가 깨는 게 기분이 좋다. 달성하게 돼 기분이 좋고, 이제 편안한 마음으로 야구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올 시즌 홈런왕도 유력하다. "그런 목표를 세운 적은 없다. 매 시즌 두 자릿수 홈런을 넘기는 것만 생각한다. 올 시즌 성적보다는 통산 500홈런을 향해 나아가겠다."부산=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4.25 00:10
메이저리그

[IS 포커스] 홈런왕에 '7억 달러' 줬더니 타격왕 노리네...정교해진 오타니, '떨공' 공략 달라졌다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의 방망이가 심상치 않다. 파워히터였던 그의 방망이가 전례 없이 정교하게 돌아가고 있다.오타니는 22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뉴욕 메츠와 홈경기에 2번 지명타자로 출전해 3타수 2안타(1홈런) 1볼넷 2타점 2득점 맹타를 휘둘렀다. 올 시즌 5호, 개인 통산 176호 홈런으로 일본 메이저리거 홈런 신기록도 새로 썼다.아직 시즌 초지만, 홈런 페이스가 인상적인 건 아니다. 내셔널리그 홈런 1위 마르셀 오즈나(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9개까진 차이가 있어 홈런왕을 낙관하기 어렵다. 그보다 인상 깊은 건 콘택트다. 22일 기준 오타니는 현재 타율 0.368로 MLB 전체 1위를 달리고 있다. 호세 알투베(휴스턴 애스트로스) 등 MLB 대표 교타자들을 제치고 타율 부문, 그리고 최다안타(35개) 2루타(11개)에서도 1위다.개막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았다는 걸 고려해도 놀라운 숫자다. 2018년 데뷔 이래 지난해까지 오타니는 고타율의 교타자와는 거리가 있었다. 지난해 처음으로 3할 타율을 넘었지만(타율 0.304) 6시즌 통산 타율이 0.274에 불과했다. 기대장타율(xSLG) 배럴 타구(장타 가능성이 높은 각도와 속도의 타구) 비율, 타구 속도, 강한 타구(속도 95마일 이상 타구) 비율 등 각종 수치에서 모두 리그 최상위권이었으나 삼진 비율, 헛스윙 비율, 체이스(유인구 스윙) 비율 등은 모두 하위권이었다.다저스가 그에게 지난겨울 10년 7억 달러(9657억원)라는 역대 최대 계약을 안긴 것도 투타겸업을 한다는 점, 그리고 그의 파워 때문이었다. 구단이 이런 콘택트까지 그에게 기대해서 준 계약은 아니었다. 그런데 올 시즌 그의 페이스가 이전과 다르다. 장타는 기대보다 덜 나오지만, 타구 속도는 여전히 최상급이다. 여기에 헛스윙과 삼진 관련 지표가 눈에 띄게 좋아졌다. MLB 공식 기록 사이트인 베이스볼 서번트에 따르면 올해 오타니의 타석당 삼진 비율은 17%(리그 하위 71%)에 그친다. 하위 30%(2022년) 35%(2023년)이었던 과거보다 크게 개선됐다. 헛스윙 비율 역시 하위 3%(2021년) 26%(2022년) 12%(2023년) 수준이었으나 올 시즌은 하위 52%(24.2%)로 리그 평균 수준으로 개선됐다. 콘택트가 달라진 배경에는 오프스피드(스플리터, 체인지업,포크볼, 스크류볼), 이른바 '떨공(떨어지는 공)' 공략이 있었다. 올 시즌 오타니는 패스트볼과 브레이킹볼(슬라이더, 커브, 너클볼, 스위퍼, 슬러브) 상대로 각각 헛스윙 비율 20.9%, 35.3%를 기록 중이다. 모두 지난해(패스트볼 25%, 브레이킹볼 40.3%)보다 낮다.다만 오프스피드와 비교하면 차이가 작다. 오타니는 지난해까지 오프스피드 계열 구종에 30% 이상의 헛스윙 비율을 기록했다. 신인 때는 무려 47%나 헛스윙을 기록했고, 첫 MVP를 받았던 2021년에도 39.9%를 기록했다. 가장 잘 대처한 2022년 조차 30.1%였다.반면 올해는 헛스윙 비율이 20%대도 아닌 18.9%에 불과하다. 방망이에 맞아나가니 결과 역시 좋다. 지난해 오프스피드를 쳐 타율 0.267, 장타율 0.534를 기록했던 오타니는 올해는 타율 0.368, 장타율 0.737을 기록 중이다. 말 그대로 단점 없는 타자로 변신 중이다. 오프스피드 공략 비결에는 'MVP 트리오'의 우산 효과도 있는 거로 보인다. 떨어지는 공은 말 그대로 스트라이크존 아래로 떨어져야 위력을 발휘한다. 지난해까진 상대 투수들이 오타니에게 유인구를 던져도 됐다.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을 제외하면 오타니가 나가도 불러들일 타자가 없었다.반면 올해는 무키 베츠, 프레디 프리먼, 윌 스미스(이상 다저스) 등 강타자들이 앞뒤로 포진됐다. 오타니로부터 무작정 도망칠 수 없고, 자연히 스트라이크존 안에도 변화구를 넣어야 했다.그 결과 올해 오타니를 상대로 던진 유인구 비율이 크게 줄었다. 2021년 오타니 상대 오프스피드 아웃 존(스트라이크존 바깥) 투구 비율은 68.8%였고, 2022년 59.3%, 2023년에도 62.7%에 달했다. 반면 올해 유인구로 던져진 오프스피드 구종 비율은 47.1%에 불과하다.오프스피드 유인구 상대 헛스윙 비율도 지난해 50.5%에서 36.4%로 크게 줄었고, 스트라이크존 안으로 던져진 오프스피드 상대 헛스윙 역시 25.4%에서 11.5%로 급감했다. 문자 그대로 '완전체' 타격이다. 홈런은 아직 리그 순위권이 아니지만, 지난 2021년과 2023년처럼 6월 이후 홈런을 몰아칠 경우 MLB 역사상 최초의 지명 타자 MVP 역시 가능성이 보인다. 팬그래프 기준 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에서 오타니는 22일 기준 1.5를 달리고 있다. 팀 동료 베츠(1.9)에 이은 내셔널리그 2위 기록이다. 충분히 MVP 사정권인 데다 타자 트리플 크라운(타율·홈런·타점)을 포함해 다관왕을 수상한다면 명분도 쌓을 수 있다. 지금 페이스에 홈런만 더해져도 최다안타, 출루율 등 5관왕 이상까지도 기대해볼 수 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4.22 18:01
프로야구

[류선규의 다른 생각] 초유의 오심 은폐, 문제 해결의 핵심은 기계 아닌 사람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야심 차게 도입한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Automatic Ball-Strike System)을 두고 현장의 볼멘소리가 조금씩 나오고 있다. 이런 와중에 지난 14일 대형 사고가 터졌다. 대구 삼성 라이온즈-NC 다이노스전에서 심판들이 ABS와 다른 판정을 내린 뒤 사실을 은폐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전례를 찾기 힘든 사건인 만큼 며칠 동안 야구계가 시끌벅적했다.이번 사건이 세상에 알려진 건 당일 경기 중계방송을 통해서다. ABS에 이상함을 감지한 강인권 NC 감독이 볼 판정에 이의를 제기하자 심판들이 그라운드에 모여 대화를 나눴다. 그런데 이때 한 심판위원이 갖고 있던 핸드 마이크를 통해 뇌까리던 '은밀한 대화'가 날 것 그대로 전파를 탔다. 핸드 마이크는 야구장 관중이 들을 수 있게 설정돼 있고 동시에 중계방송팀에도 연결돼 있다. 온·오프 기능이 없는 마이크로 심판위원이 사용할 때 전광판실에서 소리를 조정한다. 다만 전광판실에선 중계방송팀으로 들어가는 소리를 제어할 순 없다. 해당 심판위원은 핸드 마이크의 기능을 인지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기계와 사람이 어우러져 사건이 촉발한 셈이다. KBO는 ABS의 문제점으로 지적된 사항에 대해 후속 대책을 내놨다. 아울러 지난 19일 인사위원회를 통해 해당 심판위원들을 중징계했다. 그러나 이번 사건으로 인해 추락한 신뢰는 인사 조치만으로 회복되지 않는다. ABS는 구단들이 찬성해 도입이 결정된 만큼 현장의 공감대 형성을 KBO에만 맡길 게 아니다. 구단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선수와 코칭스태프의 목소리를 수렴해 적극적으로 개진하고 이를 KBO에 알려 간극을 좁혀야 한다. KBO도 마찬가지다. 발 벗고 뛰는 모습을 보여야 팬들은 물론이고 야구계 전반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 이보다 중요한 게 있을까.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하면 어느 정도의 시행착오는 불가피하다. 완벽하게 설계했다고 하더라도 운영하다 보면 예상하지 못한 문제와 마주할 수 있다. 중요한 건 그 문제를 빠르게 해결하는 거다. 그게 어렵다면 현장과의 공감대 형성이 중요하다. 아무리 훌륭한 시스템을 갖춰도 현장에서 직접 뛰는 선수, 코칭스태프가 신뢰하지 않으면 논란은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고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 2년 전이었다. SSG 랜더스 투수들이 타 구장과 비교해 홈구장 마운드가 낮다며 구단에 조정을 요청했다. 구장 관리 담당자가 실측하고 투수들과의 미팅을 여러 차례 반복한 결과, 실제 마운드 높이가 낮지 않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투수들 입장에서 마운드 높이가 낮게 보인 건 다른 이유였다. 마운드와 배터박스는 정상이었으나 마운드 주변 표면 배수를 위해 약간의 경사를 두었던 것이 '화근'이었다. "구장마다 ABS 존이 다르다"는 현재 선수들의 불만을 허투루 들을 수 없는 이유다.ABS 관련 논란을 줄일 방법으로 판정 결과를 바로 전광판에 쏘는 걸 추천한다. 전광판은 야구장에서 관중과 소통하는 창구이다. 선수와 코칭스태프는 물론이고 야구장 내 관계자들이 모두 관심 있게 지켜본다. 올 시즌 야구장에는 피치클록 관련 전광판이 설치돼 있는데 이를 활용, 실시간으로 볼과 스트라이크 신호를 보내는 건 어떨까. 그뿐만 아니라 양팀 더그아웃에 설치된 태블릿 PC에 ABS 결괏값을 빠르게 올리면 현장의 만족도가 높아질 것이다.이렇게 하다 보면 ABS는 자연스럽게 자리 잡게 된다. 지금은 ABS의 성공을 위해 야구계를 구성하는 모든 주체가 하나가 될 때다. 팬들이 원하는 리그의 공정성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서다. 문제 해결은 기계가 하는 것이 아니다. 사람이 한다.전 SSG 랜더스 단장정리=배중현 기자 2024.04.22 13:13
메이저리그

[송재우의 포커스 MLB] 'ERA 4.50' 야마모토의 문제점은 무엇일까

지난해 12월이었다. 야마모토 요시노부(26)가 LA 다저스와 메이저리그(MLB) 역대 투수 최고액인 3억2500만 달러(4482억원)에 계약했을 때만 하더라도 그를 향한 기대가 엄청났다. 다저스는 야마모토의 전 소속팀인 일본 프로야구(NPB) 오릭스 버팔로스에 이적료 개념의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 비용으로 5000만 달러(690억원) 이상 지급했다. 계약 총액이 4억 달러(5516억원)에 이른다.하지만 시즌 초반 야마모토의 행보는 기대 이하다. 21일(한국시간) 기준 그의 성적은 5경기, 1승 1패 평균자책점 4.50이다. 22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피안타 20개(피홈런 3개)로 12실점(11자책점)했다. 볼넷(5개)/탈삼진(30개) 비율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표가 떨어져 있다. 서울시리즈로 치러진 MLB 데뷔전 충격(1이닝 4피안타 5실점)에선 벗어났지만, 이후에도 4경기 평균 6이닝을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문제점은 뭘까. 시범경기에서 야마모토의 투구를 지켜본 현지 전문가들은 '구위가 좋지만, 커맨드는 기대 이하'라고 입을 모았다. 야마모토는 지난해 NPB에서 23경기, 평균자책점 1.21(164이닝)이라는 만화 같은 성적을 거뒀다. 투구 비율을 살펴보면 평균 153㎞/h 포심 패스트볼이 41.7%, 평균 145㎞/h와 124㎞/h인 스플리터와 커브가 각각 26.3%, 15.6%였다. 그런데 야마모토는 MLB 데뷔 첫 4경기에서 포심 패스트볼 41.5%, 커브 28%, 스플리터 23.4%를 기록했다. 평균 구속으로는 커브가 1.6㎞/h 빨라졌고, 컷 패스트볼은 1.6㎞/h가 떨어졌다. 나머지 구종은 스피드 차이가 없다.눈여겨볼 부분은 구사율이다. NPB에서는 포심 패스트볼과 함께 스플리터가 확실한 무기였는데 MLB에선 3%포인트(p) 가까이 줄었다. 대신 커브 비율이 13%p 가까이 늘었다. 투심 패스트볼은 아예 투구 레퍼토리에서 빠졌다. 그뿐만 아니라 컷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구사율 모두 떨어졌다. 종합해 보면 일본에서와 달리 야마모토의 커브 의존도가 높아졌고, '여전히' 스플리터를 많이 던진다. 20일 기준 MLB 모든 투수의 스플리터와 커브 비중은 각각 3.2%와 8.2% 정도. 쉽게 말해 포심 패스트볼을 제외하고 스플리터와 커브를 이렇게 많이 던지는 MLB 투수는 현재 야마모토가 유일하다. 독특한 공 배합이 아직 빛을 발하지 못한다고 볼 수 있는 상황이다. 흥미로운 점은 현재 MLB가 슬라이더와 변형 슬라이더의 일종인 스위퍼 시대라는 점이다. MLB에는 구종 트렌드가 있는데 2020년대 접어들면서 포심 패스트볼보다 투심 패스트볼, 커브보다는 슬라이더와 스위퍼가 주종을 이룬다. 물론 유행은 돌기 마련이다. 새 구종이 등장하기도 하지만 과거에 인기 있던 구종이 다시 각광받기도 한다. 타자 눈에 익숙해지면 구종도 그에 따라 변화하는 셈이다. 야마모토의 경우 요즘 투수들이 피하는 커브를 많이 던지는 게 부진의 원인일 수 있다. 지난해 '유령 포크볼'로 좋은 성적을 낸 센가 고다이(뉴욕 메츠)처럼 '스플리터 비율을 높이는 게 유리할 수 있다'는 의견이 있다. 물론 단순히 공 배합이 아닌 NPB보다 떨어진 커맨드의 문제일 수 있다.원인이 무엇이든 야마모토의 현재 성적은 고개를 갸우뚱하게 한다. 과연 그가 어떤 전략 수정으로 계약 당시 기대를 충족할 수 있을지 흥미롭게 지켜볼 일이다.메이저리그 해설위원정리=배중현 기자 2024.04.21 19:22
메이저리그

동료들도 감탄한 투지...'한국 대표' 이정후 "국제대회처럼 임하고 있다"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지난 19일 홈(샌프란시스코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서 빠른 발로 탄성을 자아냈다. 주루와 수비 모두 인상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1회 말엔 선두 타자로 나서 라인 넬슨이 구사한 높은 코스 체인지업에 빗맞은 타구를 만들었지만, 애리조나 유격수 제이스 피터슨이 공을 잡은 시점에 이미 1루에 거의 당도했다. 야수는 공을 던지지 못했다. 3회는 강습 타구를 생산했다. 투수 로건 앨런의 글러브를 맞고 2루 왼족으로 공이 흘렀지만, 유격수가 다리 사이로 빠뜨리고 말았다. 앞선 1회, 이정후의 빠른 발을 이미 확인한 피터슨이 타자주자를 의식하다가 포구도 제대로 하지 못했던 것. 이미 이정후는 10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갔고, 빅리그 데뷔 7번째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더 놀라운 장면은 6회 기다리고 있었다. 무실점 호투를 이어가던 선발 투수 로건 웹이 애리조나 선두 타자 제이크 맥카시에게 타구 속도 101.5마일(163.3㎞/h) 좌중간 장타성 타구를 허용했지만, 이정후가 끝까지 추격해 잡아냈다. 언뜻 보면 체공 시간이 긴 타구, 쉽게 처리할 수 있는 플레이로 보이기도 했지만, 빠른 타구 판단가 주력이 있었기에 편안해 보이는 포구가 가능했다. 실제로 이 타구 기대 타율은 67%였다. 비거리는 113m. 시카고 컵스 홈구장 리글리 필드에서는 담장을 넘어갔을 거리였다. 샌프란시스코 외야수 마이크 야스트렘스키는 "이정후가 외야에서 뛰는 모습을 보는 건 즐겁다. 그는 그 플레이를 실제보다 훨씬 쉽게 처리할 수 있는 것처럼 만들었다"라고 감탄했다. 마운드 위에서 감탄한 웹도 "실점을 막고, 안타를 막고, 공을 치는 등 그가 하는 모든 일이 멋지다. 솔직히 말해 나는 그가 매일 자신의 일(야구)를 하는 것을 보면서 한계가 없는 것 같다고 느낀다(I think the sky’s the limit for him, to be honest with you)"라며 이정후를 치켜세웠다. 이정후는 경기 뒤 머큐리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흥미로운 말을 남겼다. 10경기 연속 안타를 친 이력이 KBO리그에서도 있었느냐고 묻는 말에 그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고, "한국에선 누구도 (나의) 연속 경기 안타에 관심을 갖지 않는다"라고 답변했다. 추가 설명은 없었지만, 이정후의 답변은 한국에서는 10경기 연속 안타를 친 것 정도로 자신의 퍼포먼스를 주목하진 않았다는 얘기로 해석된다. 이정후는 이어 "현재 나는 한국의 국제대회 경기나 KBO리그 포스트시즌에 임하는 것 같은 마음가짐으로 타석에 서고 있다"라고 전하며 "나에게는 모든 경기, 모든 투수들과의 승부가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 이정후는 일본인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와 자신을 비교하는 말에 한결 같이 자신은 아직 빅리그 신인 선수라고 강조했다. 초구 공략이 많지 않은 것도 더 많은 투수들의 공을 확인하려는 일종의 적응 의지로 볼 수 있다. 그런 이정후도 자신의 경기력이 KBO리그에서 뛸 때보다 더 크게 주목받고 있다는 걸 아는 것 같다. 현재 MLB에서 뛰고 있는 선수는 이정후와 김하성뿐이다. KBO리그에서라면 이정후이기에, 조명 받지 않는 않은 기록도 많았다. MLB에서는 10경기 연속 안타도 큰 주목을 받는다. 그래서 자신이 국가대표라는 마음가짐으로 타석에 서고 있다. 더 신중하게 타격을 하는 이유다. 이정후는 21일 애리조나 2차전에서 1회 말 첫 타석부터 상대 에이스 잭 갤런으로부터 홈런을 치고, 8회 말에는 쐐기 좌전 적시타를 쳤다. 타율은 0.289로 올렸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4.21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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